코냑 - 여성을 위한 술

코냑의 유행이 돌아왔습니다. 중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코냑의 인기가 높아지고 미국의 랩스타들이 열정적으로 코냑을 홍보한 덕분에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코냑의 약진 뒤에는 프랑스 여성 세 명의 활약이 있었습니다.

코냑의 높아지는 인기

한때는 특정 연령의 남성들이 식사 후 즐기는 딱딱한 술로 여겨졌던 코냑이 최근 스눕독, 피 디디, 버스타 라임즈와 같은 미국의 래퍼들의 홍보로 상당한 이미지 변화를 가졌습니다. 덕분에 코냑은 프랑스 남서부에서 소비되는 차가운 술이 아닌 섹시한 술의 이미지를 갖게 되었습니다. 종종 콜라와 코냑을 섞어 마시는 경향이 있기는 하지만, 그들은 귀족적 이미지의 코냑을 소비함으로써 “이것 봐, 우리는 계층의 사다리를 올라가고 있어!” 라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힙합 세계는 코냑을 위한 제단을 세우고 코냑을 찬양하는 노래까지 만들었습니다. 멋진 저녁 식사 후에 가볍게 즐기거나 세련된 파티에서 칵테일로 즐길 수 있는 코냑이 이제 다시 돌아왔습니다.

최고의 테루아에서 생산되는 걸작

Ragnaud-Sabourin 의 대표 Annie Ragnaud-Sabourin

중국인들은 어떤 술을 좋아할까요? Annie Ragnaud-Sabourin은 관심을 갖지 않습니다. 러시아, 미국, 독일 또는 영국인의 취향에도 특별히 관심을 갖지 않습니다. Annie Ragnaud-Sabourin은 평범한 코냑을 생산하지 않습니다. 그녀는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고 있으며 바로 그것이 유일한 기준이 됩니다. 나무 통과 거미줄이 가득한 벽으로 둘러싸인 와인 셀러에서 찢어진 흰색 바지와 체크 무늬의 모직 재킷을 입고 붉은 립스틱을 바른 작은 체구의 Annie Ragnaud-Sabourin을 만나게 되면 방문객이라고 오해할 지도 모릅니다. 앙블르빌은 우거진 포도밭으로 둘러싸인 작은 마을입니다. 담쟁이 넝쿨이 오래된 벽을 타고 오르고 트랙터가 마을의 좁은 거리를 지나다닙니다. 변호사 출신인 Annie Ragnaud-Sabourin은 어린 시절부터 이 마을과 옛 저택, 그리고 보물 같은 코냑이 저장되어 있는 별채에 익숙합니다. 바로 이 곳에서 몇 세대에 걸쳐 코냑이 증류되고 최고의 성분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이 곳이 그녀의 집입니다.

매년 생산량이 5-6만 병에 불과한 Cognac-Ragnaud는 작지만 특별한 브랜드입니다. 프랑스 남서부에 위치한 가족 기업으로서 부친인 Marcel Ragnaud의 사망 후 파리에서 법학과 교수직을 떠난 Annie Ragnaud-Sabourin이 경영하고 있으며 샤랑트마리팀에서 최고의 코냑 업체로 알려져 있습니다. 80세의 Annie Ragnaud-Sabourin은 자신있게 말합니다. “우리는 최고의 입지인 그랑드샹파뉴에 33헥타르의 포도밭을 보유하고 있답니다!” 이는 특히 흔치 않은 일입니다. 대부분의 코냑 업체들은 인근의 5,200여 개 와인 생산업체로부터 와인을 구매해야 합니다. 첫 수확 전에 Annie Ragnaud-Sabourin은 매일 포도의 과당 및 산 함유량을 검사하여 수확 시기를 결정합니다. 집에서 정문을 나서기만 하면 포도나무에 둘러싸입니다. “그리고 셀러로 내려가면 할아버지 때부터 내려오는 아주 고급스럽고 아주 오래된 코냑을 수 없이 만나볼 수 있습니다!” Annie Ragnaud-Sabourin은 셀러 마스터 Pascal의 도움을 받아 고급 코냑을 만들기 위해 조부가 구매한 증류기에서 만든 브랜디와 셀러의 코냑을 블렌딩합니다. Ragnaud-Sabourin의 제품은 와인 애호가들로부터 걸작이라는 찬사를 듣습니다. Ragnaud-Sabourin의 코냑을 맛보는 행운을 가진 사람들은 살구와 무화과, 계피, 초콜릿, 버터, 육두구와 커피의 향이 입안을 타고 흐르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코냑의 세계에는 250개 이상의 서로 다른 맛이 존재하는데 그 중 다수가 Annie Ragnaud-Sabourin와 그녀의 팀에 의하여 발견된 것입니다.

여자의 손으로 만드는 남자의 세계

Cognac Gautier의 셀러 마스터 Isabelle Couprie

몇 해 전만 해도 남성의 세계였던 코냑을 여성이 지배하고 그 맛을 책임지거나 심지어는 블렌딩을 책임진다는 사실 자체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Isabelle Couprie는 “이상하죠, 향과 맛에 대한 특별한 본능을 가진 여성은 코냑을 만들 운명을 타고 났거든요. 그저 아주 오랜 시간 동안 감히 도전하지 못했을 뿐입니다”라고 말합니다. 43세의 Isabelle Couprie는 샤랑트 지역에서 가장 전통 있는 코냑 하우스 중 하나인 Cognac Gautier의 셀러 마스터이며, 몇 안 되는 여성 셀러 마스터이기도 합니다.

Isabelle Couprie는 수 세기에 걸쳐 코냑용 포도를 재배해 온 가문 출신입니다 “저는 아기 때부터 코냑의 향에 둘러싸여 살았죠!” 지금은 Cognac Gautier의 본사가 위치한 에그르의 18세기 물레방앗간 터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생화학자이자 포도주 양조학자이면서 실험실이 아닌 와인 셀러를 선택한 Isabelle Couprie는 이 곳에서 다양한 테루아, 빈티지, 향과 색을 다루면서 독보적인 코냑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그녀가 만드는 코냑은 특별히 더 여성스러울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저는 여성스러운 코냑을 만들지 않아요. 특별히 좋은 코냑을 만들 뿐이죠!”

전통적이면서도 새로운 컬트적 주류

ABK6 Cognac의 CEO Élodie Abécassis

“Angel’s Share”는 코냐크 지방의 유서 깊은 양조장 벽에 블랙 파티나를 남깁니다. 블랙 파티나는 브랜디로 가득한 통 밖으로 증발하는 주류를 먹고 사는 곰팡이에 의해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매년 9월, 코냑 업계의 유명인사들이 특별한 행사에서 Angel’s Share를 기념하는 자리를 갖습니다. 참석자들은 화려하게 디자인된 병에 담긴 고급 브랜디를 가지고 와 자선 경매에 출품합니다.

Domaines ABK6(Abécassis의 줄임말)의 Élodie Abécassis도 이 자리에 참석합니다. 29세의 Élodie Abécassis는 코냐크 지방에서 가장 젊은 생산업자 중 하나입니다. 오래 전, Élodie Abécassis의 가족은 프랑스 남부에 보유하고 있던 포도밭을 처분해야 했습니다. 부친인 Francis는 와인 생산의 꿈을 포기해야 하는 것에 슬퍼하다가 14년 전 코냐크 지방의 최고의 240 헥타르 포도밭을 매입했습니다. 바로 그랑드상파뉴, 퍼티트상파뉴, 팡부와입니다. 그 후 코냑을 제조하던 Francis는 최근 둘째 딸을 CEO로 임명했습니다.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 파리 HEC와 보스턴 와튼스쿨과 같은 명문 경영대학에서 학위를 취득한 길고 어두운 갈색 머리카락의 소유자 Élodie는 새로운 코냑 세대에 가장 걸맞은 인물이었습니다. 명석하고 민첩하며 언변이 뛰어난 Élodie는 5종의 ABK6 코냑을 세계 시장에 내 놓았고 자신의 매력으로 이미 30개 국가를 사로잡았습니다. 이제 Élodie의 시선은 20대 고객을 향하고 있습니다. Abécassis가 가장 최근에 출시한 제품은 얼음과 함께 마시는 “ABK6 아이스 코냑”입니다. 아이스 코냑은 놀라울 정도의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Élodie의 미래는 전통적이면서도 새로운 컬트적 주류 코냑의 미래만큼이나 밝아 보입니다.

수치로 증명되는 코냑의 인기

프랑스의 전통 술 코냑에 대한 정보

코냑은 강력한 지역적 정체성을 가진 주류입니다. 프랑스 남서부의 코냐크 지방에서 재배된 포도를 이용해 만들어 두 차례 증류되고 최소 42%의 알코올 함량을 가진 경우에만 코냑이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코냑 하우스는 직접 포도를 재배하지만 5천개 이상의 현지 와인 업체로부터 공급을 받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증류액은 복잡한 블렌딩 과정을 거쳐 브랜디를 블렌딩하기 전까지 수십 년 동안 리무쟁 오크 통에서 보관됩니다. 2015년에는 1억 6천 9백만 병의 코냑이 판매되어 20억 유로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40년 전에는 5천 2백만 병에 불과했던 판매량이 2000년에는 1억 1천 6백만 병으로 성장했습니다. 이러한 매출 신장은 대부분 아시아 고객에 의한 것이며, 특히 중국에서 높은 수요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프랑스에서 생산되는 코냑이 세련됨의 상징으로 여겨집니다. 이는 제정 시대와 구 소련을 거치며 코냑 열풍이 불고 있는 러시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작년 한 해 동안 샤랑트강 유역에서 생산되는 코냑 5백만 병을 주문한 독일에서도 코냑 소비량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 기분 좋은 추세에 따라 코냐크 지방의 386개 브랜디 업체들은 10억 병에 달하는 재고를 급하게 보충하고 있습니다. 생산에 있어서 중요한 점은 인도, 중국, 러시아, 미국, 프랑스뿐만 아니라 최근 코냑 소비량이 다시 늘고 있는 영국의 소비자들까지 만족시킬 수 있는 “세계적인 맛”을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